그리스도의 수난보고 애인죽인 살인범 자수
2004-03-31 13:42:28 read : 940
임신한 애인을 살해한 뒤 자살한 것처럼 꾸민 한 미국인 청년(21)이 멜 깁슨 감독의 ‘그리스도의 수난’을 본 뒤 자수했다.26일 미국 일간 LA 타임스에 따르면 텍사스주 남부 로젠버그출신인 댄 랜덜 리치 주니어(21)는 지난 25일 “지난 1월 숨진 애인이 사실은 내게 살해당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리치는 지난 7일 영화를 본 뒤 바로 교회에 가 신부에게 “고백성사를 하고 싶다”며 죄를 고백한 뒤 마을 경찰서에 자수했다. 리치는 “영화를 보고 죄가 떠올라 자수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포트 벤트카운티 보안관인 짐 포클루다 경위는 "영화가 너무 인상깊어 리치가 자신의 죄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고 밝혔다.
깁슨 감독은 이 영화에서 예수의 최후 몇 시간을 생생하게 묘사,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해 전 세계 영화시장에서 개봉 한달만에 3억달러 돌파라는 엄청난 흥행기록을 수립하고 있다.
1 급 살인혐의를 받고 있는 리치는 전날 밤 보석금 10만달러에 포트 벤트카운티교도소에 수감됐다.
리치는 “노끈으로 애인 애슐리 니콜 윌슨(19)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뒤 목메 자살한 것으로 위장했다”고 고백했다.
윌슨의 어머니는 지난 1월19일 리치먼드에 있는 딸의 원룸 아파트에서 시신을 발견했으나 경찰 수사에서는 물론이고 의학적 조사에서도 사망원인이 자살로 결론이 났었다.
당시 리치는 숨진 여자친구와 4,5개월동안 사귀어오다 관계를 끝내려 했고 아이도 원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관들을 덧붙였다.
사건을 담당 중인 포클루다는 “희생자의 목 주변에서 노끈으로 묶은 흔적이 나왔고 윌슨이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도 발견됐다”며 “편지에서 윌슨은 남자친구와의 관계와 임신문제로 심하게 고민했다”고 밝혔다.
포클루다는 또 “노끈으로 목을 죈 흔적을 보면 사건 당시 희생자가 의식이 있었는지 기절한 상태였는지 판가름 할 수 있고 만일 의식이 없었다면 살인이고 의식이 있었다면 자살인데 이런 기초적인 수사도 의료진이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재 구금중인 리치는 그러나 검찰이 사형이 아닌 종신형을 구형했기 때문에 교수대행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브라질에서는 지난 20일 이 영화를 보던 한 장로교 목사가 심장마비로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브라질 벨루 오리손테에 있는 한 쇼핑센터 부속 극장에서 아내와 친구들과 영화를 보던 주제 제랄두 수아레스목사(43)는 영화를 보던 중 잠자듯 숨진채로 발견됐다.
수아레스의 부인은 “영화가 끝나고 보니 남편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로서 영화를 보던 중 심장마비로 숨진 희생자는 지난 2월 25일 미국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숨진 페기 스코트(55)에 이어 두명으로 늘었다.
스코트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는 장면을 보고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한 부부는 영화를 보고 신학논쟁을 벌이다 부부싸움을 벌여 경찰이 출동했고 플로리다주에서는 영화를 보고 은행강도가 자수하는 등 여러 가지 화제를 낳고 있다.